살인적인 주택가격 과연 언제쯤 떨어질까

▶ 치솟는 모기지금리, 주택가격 상승 둔화시키는 요인

▶ 구입 여건이 악화되면 가격상승세에‘발목’잡을수도

약 3년만에 처음으로 집을 보여달라는 바이어들의 요청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AP]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택 가격도 상승 압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나왔다. [AP]

주택 가격 상승세가 6년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이전해보다 더욱 높아 일부에서는 ‘거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거품론으로 보기엔 과거와 다른 점이 많다. 2008년 발생한 주택 시장 침체 원인이 부실한 모기지 대출 심사였다면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는 강한 수요와 부족한 매물 공급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원인은 다르지만 최근 주택 가격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등하고 있는 점은 비슷하다. 그런데 CNBC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 구입능력 사상 최악, ‘집 사고 싶어도 못 산다’

주택 가격 상승세 유지가 힘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다름 아닌 대표적인 주택 시장 낙관론 단체인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다. NAR가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지목한 원인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처럼 주택 가격이 소득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 ‘S&P 코어로직 케이스 실러 주택 가격 지수’가 발표된 직후 이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S&P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현재 주택 가격은 바닥을 찍었던 6년전에 비해 약 48%나 급등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임금 인상률은 고작 약 14%에 불과해 주택 구입 능력은 현재 크게 떨어진 상태다.

윤 이코노미스트가 이 밖에도 최근 가파른 오름세인 모기지 이자율이 주택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름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이미 약화된 주택 구입 능력이 더욱 떨어져 결국 수요를 압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던 지난해 9월보다 약 1% 포인트 상승해 4.5%(30년 만기)대를 넘어서고 있다.

■ ‘집 보여달라’ 요청 줄기 시작

주택 시장 일선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요가 감소 현상이 이미 주택 시장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바이어들로부터 집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줄기 시작했고 주택 구입을 위해 오퍼를 제출하는 경우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넬라 리처드슨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집을 보여달라는 요청 건수가 감소했다”라며 “매물 부족에 따른 수요 위축 현상으로 분석된다”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4월 들어 매물량이 반등했지만 수요 트렌드와는 달리 주로 고가대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추가 수요 증가나 주택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 ‘내집 장만 이렇게 힘들어서야’, 주택 구입 포기자 증가

아직까지 강한 수요가 살아있는 저가대 매물 시장은 매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젠워스 모기지 인슈어런스’(Genworth Mortgage Insurance)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첫 주택 구입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저가대 매물 부족이 심각해 주택 구입 경쟁에서 밀려나는 구입자들이 아예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구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티앤 리우 젠워스 모기지 인슈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가대 매물 공급 부족으로 가격 급등 현상이 지속될 경우 높은 비율의 첫 주택 구입자 수요가 주택 시장에 사라질 수 있다”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 구입 여건 개선 안되면 가격 상승도 ‘스톱’

현재 주택 가격 상승세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요인은 주택 구입 여건이다. 주택 가격은 침체 직전 수준보다 낮지만 주택 구입 여건은 오히려 더 악화된 점이 주택 가격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최근 주택 구입 여건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2000년대 초반에 비해 훨씬 불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초반의 경우 모기지 이자율이 지금보다 현저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대출 발급이 수월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주택 구입 여건이 좋았다. 주택 구입 여건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주택 구입이 수월했던 당시와 비교할 때 지금은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족 등의 이유로 주택 구입에 훨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 가격 상승 압력 약해지기 시작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강한 경제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 주택 수요가 남아있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지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의 애론 테라자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경제 성장세와 인구 증가 현상 등이 주택 시장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 구입 연령대로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 인구 증가로 주택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뒷받침될 것”이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모기지 대출 조건이 예전보다 대폭 완환된 점과 아직도 주택 구입이 임대보다 유리한 지역이 많다는 점 등도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그러나 최근 모기지 이자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테라자스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미주한국일보 2018.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