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와 건물주 간 필요한 것은 ‘이심전심’

▶ 서명 전 임대계약서 내용 꼼꼼히 체크해야 분쟁 예방

▶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하는 속사정 이해하면 큰 도움

주택 세입자와 건물주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AP]

주택 세입자와 건물주 간 분쟁은‘칼로 물 베기’가 아니다. 사소한 일로 시작된 분쟁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기 쉬운 것이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싸움’이다. 분쟁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원인은 한두 가지일 때가 많다. 임대 계약서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때와 상대방의 생각을 오해하는 순간 분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특히 세입자의 경우 건물주의 생각을 잘못 읽어 별것 아닌 일로도 불필요한 분쟁에 휩싸이기 쉽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리얼터 닷컴’이 세입자들이 흔히 오해하고 있는 건물주의 속마음을 정리했다.

■ 임대 계약서를 검토한 뒤 서명하세요

새로 임대할 집의 열쇠를 받는다는 기쁨에 임대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서명하기 쉽다. 특히 요즘처럼 임대 주택을 찾기 힘든 시기에는 계약서 검토를 생략한 채 경쟁 세입자보다 서둘러 서명하려는 세입자가 많다. 임대 경쟁이 치열해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임대 계약서 검토 절차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임대 계약서에 세입자와 건물주의 권리 및 의무가 각각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 건물주와의 분쟁이 발생한다. 어떤 세입자는 임대 계약서 서명을 마치고 입주하자마자 기존 카펫을 뜯어내고 실내 색상과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새 카펫을 깔았다고 한다.

결국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건물주는 임대 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세입자가 지불한 디파짓에서 기존 색상의 카펫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차감했다.

이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려면 서명 전 임대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나 의문점은 담당 부동산 에이전트, 건물 매니저, 건물주를 상대로 반드시 문의해서 짚고 넘어가야 불필요한 분쟁을 막을 수 있다.

■ 연체료 관련 규정은 읽어봤나요?

차량 할부금이나 크레딧 카드 사용료의 경우 납부 기한으로부터 약 5일~10일간 유예 기간이 적용될 때가 많다. 납부 기한이 지나도 유예 기간 내에 금액을 납부하면 연체료 부과를 피할 수 있다. 주택 임대 계약에서도 5일~10일간의 유예 기간이 적용될 것이라고 오해하는 세입자들이 의외로 많다.

임대 계약에 적용되는 임대료 납부 유예 기간은 세입자와 건물주 간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임대 계약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일부 임대 계약은 납부 기한을 매달 1일 정하고 임대료가 이후에 도착할 경우 ‘칼같이’ 연체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건물주가 연체료를 부과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건물주를 오해하는 일도 줄어든다. 건물주가 유예 기간을 고의로 짧게 정하고 연체료를 받으려는 이유는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건물주도 임대 주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등 여러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만약 세입자의 임대료가 정해지 기한 내에 도착하지 않을 경우 건물주의 관리비 지출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해 연체료 납부가 불가피해진다. 건물주의 연체료 납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와의 임대 계약에 연체료 규정이 포함되는 이유다.

■ 고장 사실을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나요?

사소한 고장이 발생했을 때 ‘집주인한테 이런 것까지 알려야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가 문제가 점점 더 커져 건물주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을 겪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부 세입자는 ‘집주인이 귀찮아할 까봐’라는 오해로 고장 사실을 본의 아니게 숨기기도 하는데 결과는 마찬가지다.

건물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소한 고장이라도 발생 즉시 알려야 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임대 중인 주택은 건물주에게는 소중한 부동산 자산이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자산 가치를 최대한 보호해야 하고 그래야 투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

건물에 결함이 발생하면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향후 투자 수익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건물 관리가 필수다. 그러나 세입자가 고장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우면 철저한 건물 관리는 불가능하다.

■이번에는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임대료를 올리는 건물주는 악덕 건물주란 인식이 많다. 그러나 임대료 인상을 통보하는 건물주 중에는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경우도 많다.

텍사스 주 오스틴의 한 건물주는 최근 월 임대료를 약 250달러 올리겠다고 세입자에게 통보했다. 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1년 사이 재산세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연 6,000달러 정도 였던 재산세가 약 9,000달러로 인상되는 바람에 연간 약 3,000달러의 재산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건물주는 원활한 건물 관리를 위해 재산세 인상 비용만 임대료 인상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야 하는 속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분쟁이 일어나기 쉽다. 건물주가 인상된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는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기존 세입자와의 임대 계약 갱신에 나서지 않게 되면 결국 피해는 세입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새로 임대할 집을 찾기 위한 임대 신청 시 크레딧 리포트 발급비 등 기타 비용과 이사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상된 임대료와 비교한 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 성실한 세입자라면 임대료 안 올릴 수도 있습니다

임대료를 인상 결정은 전적으로 건물주에게 달려 있다. 임대료를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집 관리를 잘 하고 임대료를 제때 꼬박꼬박 납부하는 등 세입자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세입자의 경우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 결정을 유예하기도 한다.

건물주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성실한 세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목적은 집 관리를 엉망으로 하고 임대료 연체를 밥 먹듯 하는 세입자로 인한 손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 기자>

미주한국일보 2018.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