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 어디서 살까…‘자녀들 곁에’ vs ‘멀리 떨어져’ 장단점 비교

July 31, 2017 robbykang

▶ 자녀들에 도움 주고, 위급상황시 의지

▶ 손주들 뒷치닥거리에 자칫 손발 묶여

은퇴후 자녀 또는 친인척이 거주하는 인근 지역에 살 경우 외로움이나 적적함을 달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부담도 따른다. <뉴욕타임스 해서 에인스워스 기자>

 

은퇴 하면 어디서 살까. 살고 있는 집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크기를 줄여 아파트나 작은 콘도로 옮겨야 하나. 살 곳을 정하는 일도 은퇴 버젯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자녀들이나 친척가까운곳에서 살아야 하나, 아니면 멀리 떨어져 살면서 명절 때나 한번씩 만날 것인가 등등. 요즘 은퇴자들이 가지게 되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최근 US월드&리포트가 이런 은퇴자들의 고민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여행을 자주한다면 큰 집이나 공간이 넓은 거주지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조그마한 아파트를 구입하면 경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자녀들이나 친척들이 자주 가고 싶어 하는 휴가지가 있다면 그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해도 좋다. 휴가철이면 가족이나 주변 친척들이 찾아 와 머물고 갈 것이다. 아니면 가족들 주변으로 이사를 해도 좋은 생각이다.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게임이나 콘서트를 가며 흐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가족들 주변에 살면 자녀들이나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긴다. 또 나이 들어 기력이 쇠해지면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도 있다. 분명 큰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장점

가족들 거주지 인근에 살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손자 손녀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많은 은퇴자들이 자녀들 집 근처에서 사는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손주들의 운동 경기를 보기위해 운동장에 같이 갈수도 있고, 학교에서 열리는 학예회와 생일잔치에도 참석하면서 은퇴후 시간을 그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 결혼한 자녀들이 가정을 꾸려나가는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녀들이 자식들 키우는데조언을 줄 수 있다. 또 자녀들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자녀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쉽게 도움이나 조언도 가능하다. 자녀들이 편해야 부모도 밤잠을 편하게 잘 수 있다.

자녀들이 친척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저녁이나 파티에 초대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다.

정원일이나 가구를 옮길 때 주변 친척이나 자녀들의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주변 친척이 없다면 누군가를 불러 일을 처리해야 한다. 믿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경제적인 부담도 가중된다.

아직 부모가 생존해 있다면 부모를 돌볼 수도 있다.

수백 마일 떨어져 살고 있다면 부모를 찾아 돌봐주기란 불가능하다. 가까이 산다면 부모가 도움을 요청할 때 쉽게 도와주고 돌봐 줄 수 있다.

이사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녀들이 집 근처에 살고 있다면 현재 사는 곳에 계속 머물러 살 수 있다. 친구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면 적지 않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경비도 만만치 않다.

 

▲단점

가장 큰 단점은 멀리 여행을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자녀들과 손주들의 일상 생활에 묶여 꼼짝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아예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 은퇴자들이 많다. 항상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자식들의 뒷바라지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거주지 역시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은퇴후 자녀들 곁에서 살고 싶다고 결정했다면 자녀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이사를 가야 한다. 하지만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생활비나 주거비가 지나치게 비쌀 수도 있다. 주거비가 비싸다고 해서 자녀들에게 손을 내밀기도 어렵다.

자녀들 따라 이사를 자주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들이 새 직장을 구해 자주 이사를 가야 한다면 따라 다녀야 한다.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또 힘도 든다. 나이가 들수록 감당하기 힘들다.

자녀들의 베이비시터나 심부름꾼이 되기 쉽다.

자녀들이 은퇴한 부모들에게 지나치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급하다고 전화해 아이들을 봐 달라고 한다면 야속하게 거절할 수 없다. 한두번은 좋겠지만 수시로 외식이다, 모임이다 하며 아이들을 봐달라고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은퇴하기 전보다 더 손발이 묶여 버린다고 불평을 늘어 놓는다.

손주들 봐줄 때마다 돈을 받을 수도 없다.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노부모나 친척을 돌보는 일 역시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든 부모들을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를 돌봐줄 가족들이 많지 않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곁에 살고 있는 사람의 몫이 된다. 만약 부모가 장기간병이 필요한 중병에 걸리면 더욱 그렇다.

 

▲결론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다. 장점만 보고 산다면 모를까 오래 같이 살다보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될 수 있다. 앞에서 지적한 단점들이 가중되면 서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같은 지역에 살 때의 단점 해결방법은 대화다.

생활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 놓는다. 해줄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자녀들이나 친척들과 가까이 살면 외로움이나 급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부모나 친척이 곁에 있다면 위급상황때 역시 의지할 곳이 있어 좋을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기적인 생각 만 가지고 은퇴후 자녀들 근처에 산다면 오히려 은퇴 생활에 독이 될 수 있다. johnkim@koreatimes.com

 

<김정섭 기자>

한국일보 2017-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