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동네 집값 거품 아닐까…”

▶ 주택 구입 전 LTV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의심해봐야

주택구입 전 집값 거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매물이 부족해 거래가 빨리 이뤄지는 지역은 거품 가능성이 높다. [AP]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부터 집값 거품 우려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주택 가격이 수년간 급등한 지역들이 거품 우려 지역이다. 2008년 주택 시장 침체를 통해 거품이 낀 지역에 집을 사면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시세가 과대평가된 주택을 구입하면 손해를 보고 팔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손해 보고 팔지 않으려고 집값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집을 처분하지 못하는 소유주가 아직도 상당수다. 그래서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지역 주택 시장 거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 부동산업체 ‘트룰리아 닷컴’이 주택 시장 거품 진단법을 소개했다.

■악성 융자 성행

2008년 금융 위기를 통해 ‘서브 프라임’ 융자는 ‘나쁜 융자’라는 것을 잘 배웠다. 서브프라임 융자는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이란 뜻으로 대출 자격을 갖추지 못한 대출자들에게 융자를 내주는 대출 상품이다. 크레딧 점수, 소득 수준, 부채 상황 등이 주요 대출 기준인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 대출자들에게 은행들이 마구 주택 구입 자금 빌려줬다가 금융 위기를 몰고 왔다.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오른 부문이 주택 융자 시장이다. 주택 융자 기준이 대폭 강화돼 웬만한 대출 자격을 갖춰도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주택 시장이 수년째 성장하면서 최근 다시 서브프라임 융자와 유사한 대출 상품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만약 서브프라임 등 악성 대출 상품이 증가하고 있다면 이미 거품이 끼었거나 앞으로 거품이 형성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LTV 상승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자가 부담하는 선납금인 다운페이먼트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에 따라서 대출 비율이 결정되고 대출 비율과 주택 가치를 비교해 계산한 비율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이다. 이 비율이 높으면 대출 위험도가 높아 거품이 많이 끼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 위기 직전 다운페이먼트가 전혀 없어도 주택 구입 자금을 전액 대출해 주는 대출 상품이 유행이었다. 심지어 주택 구입 자금에 일부 자금을 얹어서 LTV가 100%를 넘는 대출 상품까지 등장한 바 있다. 금융 위기 이후 이처럼 LTV가 높은 대출은 거의 사라졌다.

대신 구입 자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거래가 늘었고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도 최소 요구 비율인 20%를 훌쩍 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TV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출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은 거품임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집값이 소득보다 빨리 상승

최근 가구 소득이 모처럼 증가했다는 반가운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주택 가격도 여전히 상승중이어서 주택 구입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바로 이 가구 소득과 주택 가격 상승 추이를 통해서도 지역 주택 시장의 거품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어느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구입 능력을 넘어선 수준이면 거품으로 볼 수 있는데 집값이 소득보다 빠르게 오르는 경우를 말한다.

집값 상승 속도가 소득을 앞지르는 경우 주택 수요자들의 선택은 크게 제한된다. 집값이 떨어질 때가지 임대를 계속하거나 무리해서 집을 장만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주택 임대료까지 오르면서 무리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집값 상승 속도와 소득 상승 속도간 차이가 클 때도 거품 우려가 높아진다. 이럴 때는 무리해서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것보다 집값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다. 주택 가격 급등으로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은 대부분 대도시 지역으로 가격 급등 지역을 피해 교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구입자 재정 상황이 판단 기준

거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주택 구입자의 재정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무조건 어느 지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한다고 해서 다 거품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전국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주택 시장 중 한 곳이다. 주택 가격만 놓고 보면 거품이 분명하지만 지역 구매자들의 구입 능력도 함께 고려해서 거품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주택 가격이 높지만 샌프란시스코 거주자들의 소득 수준은 전국 최상위권으로 반드시 거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지역에 상관없이 개인 재정 능력에 맞게 주택을 구입해 모기지 페이먼트 등 주택 보유 비용 부담이 낮은 경우 지역 주택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좋은 구입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 구입 급증

외국인 구입이 급증하는 지역도 거품 우려가 높다. 마이애미의 경우 주택 시장 침체 뒤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지역이다. 침체 영향으로 가격이 폭락한 매물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에 의해 구매됐다. 외국인 구입자들의 경우 대부분 현금 구매이고 지역 주택 시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되기 쉽다.

외국인 구입이 급증한 마이애미 주택 시장에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플로리다가 남미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의 영향권에 포함되고 주택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우려로 외국인 구입도 최근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집값에 거품이 낀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 가격 하락시에 손해를 입기 쉽다. 주 택 시세가 크게 떨어지면 차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AP]

<미주한국일보2016-11-24 (목) 준 최 객원 기자>